인도 자체 설계 광대역 칩 ‘Vihaan-I’ 공개…28나노 RISC-V·2027년 상용화
인도 팹리스 Aheesa Digital Innovations가 광가입자망 장비용 시스템온칩 Vihaan-I의 작동 실리콘을 공개했습니다. 회사는 인도에서 자체 설계한 첫 광대역 네트워킹 칩이라고 설명하며, 28나노 공정과 C-DAC의 VEGA RISC-V 코어를 채택했습니다. 첫 테이프아웃부터 작동 확인까지는 끝났지만 양산·고객 인증은 남아 있어, 목표인 2027년 초 상용화까지의 실행이 관건입니다.
공화국의 날 테이프아웃, 독립기념일 첫 작동
인도 첸나이의 팹리스 반도체 스타트업 Aheesa Digital Innovations가 뉴델리 Semicon India 2026에서 광대역 네트워킹 시스템온칩 Vihaan-I의 작동 실리콘을 공개했습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2026년 1월 26일 설계를 제조 단계로 넘기는 테이프아웃을 마쳤고, 8월 15일 받은 첫 실리콘에서 기능이 동작했습니다. 한 번의 제작 주기로 기본 동작을 확인했다는 ‘퍼스트 패스’ 성과입니다.
다만 테이프아웃과 작동 시제품은 상용 출하와 같지 않습니다. 칩이 다양한 온도·전압에서 사양을 지키는지, 통신장비 제조사의 펌웨어와 실제 광망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양산 수율과 원가가 목표에 맞는지를 차례로 검증해야 합니다. 회사가 제시한 2027년 초 상용화는 앞으로 이 인증과 공급망 준비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는 전제의 목표입니다.
28나노와 RISC-V를 택한 이유
Vihaan-I는 28나노 공정으로 설계됐고 C-DAC이 개발한 VEGA 계열의 오픈 RISC-V 프로세서를 제어 코어로 사용합니다. 최첨단 스마트폰용 칩처럼 미세공정 경쟁을 하는 제품이 아니라, 라우터와 광게이트웨이에서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동작하고 비용을 낮추는 것이 우선인 네트워킹 칩입니다. 검증된 28나노는 이런 시장에서 설계 비용과 제조 접근성을 균형 있게 맞출 수 있습니다.
RISC-V는 명령어 집합을 공개해 특정 해외 CPU 라이선스에 대한 의존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픈’이 곧 완제품의 모든 설계가 공개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Aheesa가 만든 주변장치, 가속 블록, 소프트웨어와 물리 설계는 회사 자산이며, 실제 경쟁력은 코어 선택보다 광대역 기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한 칩에 묶었는지에서 갈립니다.
GPON·EPON 장비의 핵심을 한 칩에
회사와 현지 보도는 Vihaan-I가 GPON과 EPON 기반 광가입자망용이라고 설명합니다. 두 규격은 통신사 국사와 가정·사업장 사이에서 광섬유를 공유해 인터넷을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칩이 패킷 처리와 가입자 단말 제어, 보안·품질관리 등 핵심 기능을 통합하면 장비사는 여러 외산 부품을 조합하는 부담을 줄이고 보드 면적과 전력, 원가를 낮출 여지가 있습니다.
인도에서는 BharatNet과 민간 FTTH 확대로 광대역 장비 수요가 커졌지만 핵심 실리콘은 수입 의존도가 높습니다. 현지에서 설계한 칩을 공급하면 장비 펌웨어와 고객 요구를 빠르게 반영하고 장기 공급을 관리하기 쉬워집니다. 반대로 기존 칩의 검증된 생태계와 가격을 이겨야 하므로, 국산이라는 사실만으로 채택이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정책 자금에서 패키징·유통으로
Aheesa는 인도 전자정보기술부의 Design Linked Incentive 지원을 받았습니다. 3월에는 Tamil Nadu Emerging Sector Seed Fund를 통한 2억루피 투자가 확정돼 테이프아웃 이후 상용화를 지원받았습니다. 9월 공개 행사에서는 Optilink Networks와 패키징 협력, Zigma Technologies와 유통 협력도 발표했습니다. 설계 지원에서 후공정과 판매망으로 이어지는 단계가 마련된 셈입니다.
이 협력은 인도가 웨이퍼 제조뿐 아니라 설계·패키징·장비까지 반도체 가치사슬을 넓히려는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Aheesa는 2021년 설립된 작은 회사인 만큼 대규모 고객 지원과 장기 품질 보증 역량을 증명해야 합니다. 투자와 양해각서는 출발점이며, 실제 계약 물량과 생산 파트너, 월간 공급 능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2027년 확인할 세 가지
첫째는 통신장비 제조사의 설계 채택입니다. 평가보드 공개나 시연을 넘어 실제 광단말·라우터 제품에 탑재돼야 상용화가 확인됩니다. 둘째는 양산 수율과 단가입니다. 28나노의 성숙도가 장점이지만 주문 규모가 작으면 칩·패키징 비용을 낮추기 어렵습니다. 셋째는 소프트웨어입니다. 드라이버, 네트워크 운영체제, 보안 업데이트를 장기간 제공해야 장비사가 안심하고 전환할 수 있습니다.
Vihaan-I는 아직 시장 점유율을 바꾼 제품이 아니라 작동 실리콘 단계의 도전자입니다. 그래도 오픈 RISC-V와 성숙 공정, 국내 정책 지원을 엮어 수입 대체를 시도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습니다. 2027년 초 실제 고객 장비와 출하량이 확인될 때 ‘인도 최초’라는 상징이 지속 가능한 반도체 사업으로 이어졌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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