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 삼성전자 · ASML · SK하이닉스 · TSMC

삼성전자·ASML, High-NA EUV와 12인치 마스크 협력 확대…AI 메모리 생산의 다음 단계는

삼성전자가 ASML과 차세대 High-NA EUV 및 12인치 포토마스크 생태계 협력을 확대했습니다. 목표는 2028년 이후 DRAM 양산에 High-NA EUV를 적용하는 것. 단순 장비 도입을 넘어, AI용 메모리를 더 정밀하고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제조 기반 경쟁이 시작됐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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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ASML의 High-NA EUV 협력 발표에 사용된 삼성전자 캠퍼스 전경
이미지: Samsung Electronics Global Newsroom

배경: AI 메모리 경쟁은 이제 ‘더 잘 찍는 공정’으로 이동한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고성능 DRAM은 용량만 늘린다고 경쟁력이 생기지 않습니다. 더 미세한 회로를 안정적으로 반복 생산하고, 공정 단계와 전력·비용을 함께 낮춰야 합니다. 이 때문에 반도체 업계에서는 설계와 패키징만큼 웨이퍼 위에 회로를 새기는 노광 기술이 다시 핵심 경쟁 요소가 됐습니다.

EUV는 극자외선을 이용해 매우 작은 회로 패턴을 그리는 장비 기술입니다. High-NA EUV는 빛을 받아들이는 광학계의 수치개구(NA)를 높여 기존 EUV보다 더 미세한 패턴을 구현하려는 다음 세대 방식입니다. 삼성전자와 ASML이 9월 8일 발표한 협력 확대는 이 기술을 연구 장비에 머물게 하지 않고, 미래 메모리 양산에 연결하기 위한 장기 준비로 볼 수 있습니다.

새로 발표된 핵심 사실: 12인치 포토마스크와 2028년 DRAM 계획

양사는 High-NA EUV 리소그래피와 첨단 반도체 제조기술의 개발·도입을 가속하기 위해 전략적 협력을 확대한다고 공동 발표했습니다. 삼성전자는 High-NA EUV용 차세대 12인치 포토마스크 플랫폼을 발전시키는 업계 이니셔티브에 참여합니다. 업계가 오랫동안 사용해 온 기준은 6인치 포토마스크였습니다.

포토마스크는 회로 설계 패턴이 담긴 원판으로, EUV 빛이 이를 거쳐 웨이퍼에 회로를 전사하는 과정의 출발점입니다. ASML과 삼성전자는 12인치 전환이 팹 생산성 향상, 제조비용 절감, 스티칭 제약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또 2028년 미래 DRAM 대량생산에 High-NA EUV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발표 시점의 계획이며, 실제 적용 시점은 기술 검증과 양산 준비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술적 의미: 더 미세해진 대신 작아진 ‘한 번에 찍는 면적’을 푼다

High-NA EUV의 강점은 해상도입니다. 더 촘촘한 회로를 만들 때 여러 번 나누어 노광해야 했던 공정을 단순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DRAM에서는 셀 구조와 배선을 줄이는 난도가 계속 높아지는 만큼, 공정 단순화는 수율과 생산성에 직접 연결됩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함께 운영하는 경험을 12인치 마스크 전환에 활용하겠다고 한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반대로 High-NA EUV는 기존 대형 데이터센터 칩 수준의 넓은 면적을 처리하는 데 마스크 크기 제약이 있었습니다. 큰 회로를 여러 구역으로 나눠 찍은 뒤 이어 붙이는 스티칭은 설계·공정 부담을 키웁니다. 12인치 마스크는 더 넓은 패턴을 다룰 길을 열어 이 병목을 줄이려는 접근입니다. Reuters는 ASML이 관련 기술이 성립하면 시스템 생산성이 약 40%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이는 아직 실증과 산업 공동개발이 필요한 전망치입니다.

시장과 소비자·개발자 영향: 메모리 가격보다 먼저 ‘공급 능력’이 바뀐다

이번 발표가 곧바로 PC용 DRAM이나 그래픽카드 가격을 낮춘다는 뜻은 아닙니다. 2028년 이후를 겨냥한 제조 로드맵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AI 가속기와 HBM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더 정밀한 DRAM을 안정적으로 많이 만들 수 있는 능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공급사의 장기 경쟁력에 영향을 줍니다. 서버와 AI 인프라를 만드는 기업에는 메모리 공급 확대와 세대 전환의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게임·3D 그래픽·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도 간접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생성형 AI, 실시간 렌더링, 대규모 빌드와 같은 작업은 GPU뿐 아니라 고대역폭 메모리와 서버 메모리 공급에 민감합니다. 공정이 실제로 단순화되고 수율이 올라가면, 장기적으로는 AI 인프라의 비용 구조와 고성능 연산 자원의 접근성에도 긍정적인 압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소비자 체감은 장비 투자비와 시장 수급을 거쳐 나타나므로 단기간 가격 변화를 단정하기는 이릅니다.

앞으로 확인할 변수: 장비 도입보다 수율·생태계·일정이 중요하다

첫째는 2028년 계획이 실제 양산 수율로 이어지는지입니다. 첨단 노광은 장비를 들이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으며, 마스크·레지스트·검사·설계 규칙과 공정 제어가 함께 맞아야 합니다. 둘째는 12인치 마스크 공급망과 표준화 속도입니다. ASML은 대형 마스크 기반 파일럿 라인을 2031년, 대량생산 준비를 2033년 목표로 제시한 바 있어, 삼성전자의 메모리 적용 로드맵과 업계 공통 기반이 어떻게 맞물리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는 경쟁사의 선택입니다. SK하이닉스는 12인치 마스크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하고 2028년 DRAM High-NA EUV 적용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고, TSMC는 첨단 로직 양산 적용 시점을 2030년으로 제시했습니다. 결국 이번 협력의 진짜 가치는 ‘누가 장비를 먼저 확보하느냐’보다, AI 시대의 메모리와 로직을 얼마나 낮은 비용과 높은 수율로 안정 공급하느냐에서 판가름 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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